수학이 필요한 순간, 숫자보다 사고에 가까운 무언가를 만나게 해준 책

최근에 ‘수학이 필요한 시간’이라는 문구를 몇 번 접했는데,

그때마다 조금은 다른 의미로 다가왔어요.

단순한 시험 공부를 넘어선, 뭔가 더 넓은 의미처럼 느껴지더라고요.

학창 시절엔 점수와 등수의 도구였지만,
이제는 조금 다른 의미로 수학을 바라보게 됐어요.
<수학이 필요한 순간>은 그런 생각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손이 간 책이에요.

학창 시절에 제일 좋아하던 과목도 수학이고 잘하던 과목도 수학이어서

멀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.

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수학이 중요한 이유를 말하는 게 아니라,
우리가 생각을 정리하고 구조화하는 방식에 대해 얘기하더라고요.

그동안 수학을 떠올리면 공식 외우기, 문제 풀이,

정답 맞히기 같은 단편적인 이미지밖에 없었어요.

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느낀 건, 수학이 단순히 ‘계산하는 기술’이 아니라,

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이해할 지를 알려주는

사고 방식에 대해서 얘기하는 거더라고요.

특히 학문적 맥락보다는, 일상에서 우리가 얼마나 자주 ‘수학적인 태도’ 를
취하고 있는 지를 생각해보게 됐어요. 문제를 나누고, 각 요소를 비교하며,

가능한 선택지를 구조화하는 과정들이 나오거든요.

그런 습관들이 실은 수학이 지닌 힘이라는 걸 알게 된 책이에요.

예를 들어 일정이 겹쳤을 때 우선순위를 정하거나,
가계 지출을 계획하면서 데이터를 나누어보는 행위 등,
무심코 하는 행동들 속에도 수학적 사고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더라고요.
그런 점에서 ‘수학이 필요한 순간’이란 단어는 더 이상 특별한 상황이 아닌,
삶 전반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개념처럼 느껴졌어요.

수학은 사고의 방향

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땐, '전문가의 이야기겠지' 라고 생각했어요.
그런데 점점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, 수학이라는 도구가
꼭 수식이나 공식에만 쓰이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해 주더라고요.
책에 나오는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,
수학은 문제를 ‘풀기’ 위한 것 보단,
문제를 '바라보는 방식'에 가깝다는 점이었어요.

예를 들어 어떤 선택지를 평가할 때,
그냥 감정에 따라 결정하기보다는 각 요소를 조건 별로 나누고,
장단점을 비교하며 판단하려는 습관이 있는데요.
저는 그게 단순한 성향이라 생각했는데,
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게 논리적 사고의 구조,
수학이 가진 방식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.

저는 우리가 살아가는 대부분의 시간이 사실은
‘불확실함 속에서 선택하는 과정’이라 생각하거든요.
어떤 결정을 내릴 때마다 종종 복잡한 마음과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
우왕좌왕하게 되는데, 그럴 때 이 책이 말하는
‘수학적 태도’가 큰 힌트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.

중요한 건,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는 게 꼭 똑똑한 사람이나

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거죠.

수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멀게 느껴지기 쉬운데,

알고 보니 우리도 이미 일상에서 조금씩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더라고요.

위와 같은 예를 들어, 장을 볼 때 예산을 나눠서 쓰거나,

여러 가지 선택지 중에서 뭐가 나은지 비교할 때처럼 수학적 사고는 누구나 생각 할 수 있어요.

그런 평범한 일상 생활, 상황들 속에서도 ‘나도 이런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었구나’ 싶었어요.

현실 속 문제를 해석하는 언어

책 속에는 다양한 과학적 사례가 등장하는데
통계, 확률, 양자역학, 우주론 등 듣기만 해도 복잡하게 느껴지는 주제들이지만,
저자는 그것들을 가능한 쉽게 풀어내려 노력해요.

이런 경험은 저만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르겠어요.
저자는 통계를 예로 들며, 숫자 그 자체가 진실을 담고 있다기보다는
‘해석을 요구하는 언어’ 라고 칭하더라고요.
예컨대 같은 데이터를 두고도 해석 방법에 따라
전혀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건, 뉴스를 접하면서도 종종 느끼던 부분이었어요.

한 가지 사례를 떠올려 보면, 예전에 어떤 기사를 보며

‘이 통계 진짜일까?’ 하는 의문이 든 적이 있어요.
그때 출처를 찾아보고, 수치가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따져보는 과정에서

‘그냥 믿지 않고 의심해보는 것’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.

뉴스를 볼 때도 그렇고, 사회 이슈나 데이터를 접할 때도

숫자 하나가 가진 배경을 의심하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 들더라고요.

그건 단순한 불신이 아니라, 더 나은 판단을 위한 준비 과정 같아요.

그렇게 보면 수학은 세상을 단순화하는 것이 아니라,

복잡한 현실을 조금 더 정돈된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언어 같지 않나요?

수학은 삶을 다시 바라보는 틀

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무렵엔, ‘이제 수학을 잘해보고 싶다’는 생각보다는,
조금은 더 의심하고, 더 나눠보고, 더 명확하게 생각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.
저자는 이를 ‘수학처럼 생각하는 삶’이라고 말하는데,
표현이 꽤 고급 진 게 마음에 들더라고요.

수학처럼 산다는 건, 실수를 줄이는 삶 보다는 실수를 인식하고
그 이유를 파악하려는 삶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어요.
우리는 모든 것을 정확히 판단할 수 없지만,
판단을 잘하기 위한 준비는 할 수 있으니까요.

이 책은 수학을 좋아하지 않아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.

왜냐하면 핵심은 수학 그 자체보다,
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보고 해석 하냐 에 있으니까요.

저처럼 수학을 어려워했던 분이라면

오히려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.

조용하지만 탄탄한 통찰을 전하는 책이었고,
‘문제를 푸는 삶이 아니라, 문제를 바라보는 눈’ 을 기르는 데
도움이 되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.
불확실한 상황에서 판단이 어려운 사람에게
‘수학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해지는 사람이라면,
오히려 이 책을 가볍게 읽어보라 추천해드리고 싶네요.

또한 조금 더 명확하게 생각하고 싶은 사람,
감정이나 직관보다 근거와 구조를 가지고 사고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유용할 것 같아요.

책을 통해 수학을 잘하게 되는 건 아닐지 몰라도,

‘수학처럼 사고 하는 태도’는 분명히 남을 거라고 생각했어요.
‘이게 왜 필요하지?’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 적 있는 분이라면,
<수학이 필요한 순간>은 그 질문의 방향을 바꿔줄 수 있을 것 같네요.